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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불화가 신예지 작가와 서양화가 조민경 작가의 초대전 ‘동사서독(東邪西毒)’이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의 주최·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2인전은 동양의 전통 불화기법과 서양의 현대 판화기법이라는 다른 방식 다른 재료로 불교라는 공통된 주제를 풀어낸다.
전시 명 ‘동사서독’은 90년대 홍콩 무협 영화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제목에는 동양의 전통 불화기법을 따르는 신예지 작가와 서양의 현대 판화기법을 사용하는 조민경 작가의 작업에 대한 열의와 포부가 담겨 있다.
신예지 작가와 조민경 작가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에서 불교미술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장르는 서로 다르지만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미술의 예술적 가치에 매료되어 불모의 길을 걷고 있다.
전시를 주최·후원한 법련사와 두 작가의 인연은 법련사 대웅전의 장엄등 불사에서 시작됐다. 1년 동안 봉안되는 장엄등은 총 20개의 팔각등으로 불보살을 모신 큰 등 10개와 불교적 의미가 담긴 문양을 시문한 작은 등 10개로 구성되어 있다.
대웅전 천정의 우물반자와 장엄등이 서로 상충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한 두 작가의 고뇌가 결과물에 잘 드러나고 있다. 불보살의 큰 등은 전통 불화나 단청에 주로 사용되는 색을 주조색으로 했다.
문양등은 과감한 변화와 역동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색차를 크게 주되 고명도의 2·3가지 색만 사용해 너무 화려해지지 않도록 조채하였다. 전시 기간동안 대웅전의 장엄등도 함께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예지 작가의 작품은 ‘상수제자1·2’이다. 수덕사 노사나불 괘불도 상단부의 십대제자를 두 화폭에 대칭으로 나누어 담은 작품이다. 수많은 존상 가운데 제자에 주목한 데서 불교미술을 대하는 작가의 진정성과 수행 의지가 느껴진다.
원본의 오색찬란한 빛과 달리 담백한 채색과 운문으로 배경을 처리하여 십대제자를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더해 제자들의 생동감 있는 표정 자유로운 자세가 조화를 이루어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조민경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서원(誓願)이다. 작품 속 수행자의 시선은 저 먼 곳 피안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수행의 끝에는 붓다에 이르기를 바라는 서원을 담은 작품이다. 현대 판화기법을 통해 강렬한 이미지의 수행자 상에 불교를 상징하는 삼보륜을 더한 조형적 요소에서 작가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
신예지 작가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불교미술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신 작가는 다수의 문화재 관련 사업에 참여하며 불화에 대한 전문 지식과 신심을 바탕으로 활발히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불화가 지닌 예술적 가치와 종교적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본인의 작품에 담아내고자 심도 있는 탐구를 선행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통 도상을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채색에 변주를 주고 섬세한 문양을 가미하여 새로운 미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민경 작가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서양화전공에 재학 중이다. 조 작가는 서양의 판화 기법으로 불교 도상에 상징을 더하는 현대적인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불교 도상에 불교를 상징하는 삼보륜을 더하고 작품에 단차를 주어 조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재료 연구와 조형 실험을 통해 불화의 현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신예지·조민경 작가 초대전 ‘동사서독’은 대한불교조계종 송광사 서울분원 법련사 지하 1층 불일미술관에서 지난달 22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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