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용 갖춘 ‘우주항공청’ 미래 산업 개척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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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경쟁 안보·군사에서 경제·산업으로 이동 중
선진국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정책·예산 지원해야
‘뉴스페이스’ 주도할 민간 우주산업 육성 정책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6 00:02:01

한국판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를 표방하는 우주항공청(KASA)을 이끌어 갈 고위직 인선이 마무리됐다. 우주항공청이 정식 출범 약 한 달을 앞두고 드디어 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 초대 우주항공청장(차관급)으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내정됐고, 우주항공 임무본부장(1급)에는 존 리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 본부장이,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각각 기용됐다. 대한민국을 ‘5대 우주강국’으로 이끌 우주 전문가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부·산업부·항공우주연구원·천문연구원 등 여러 부처·조직에 쪼개져 있는 관련 업무를 통합해 우주개발과 우주산업 육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기구다. 지난달 경남 사천에서 우주산업 클러스터 출범식을 가진 데 이어 이번 우주항공청장 내정 등 우주 강국을 향해 박차를 가한 것이다.

우주항공청 수장으로 내정된 윤 신임 청장은 나로호 개발 등에 참여한 우주 추진체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액체로켓·가스터빈 엔진 등 연구에 40여 년 매진했으며 나로호를 비롯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등에 참여해 성공적 추진에 기여해 온 우주 추진체 분야 대표 연구자로 알려졌다.

존 리 우주항공 임무본부장은 1992년부터 나사에 29년간 재직하며 나사의 굵직한 우주 프로그램을 관리해 온 우주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미국 국적의 이민 1.5세대 한인이지만 정부가 파격 조건을 내걸고 모집해 낙점됐다. 가장 핵심인 연구개발 총괄을 담당하게 될 직책인 만큼 연봉이 대통령과 같은 2억5000만 원으로 책정됐다고 한다.

세계 우주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특징짓는 것이 바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갖춘 많은 뉴스페이스 기업이 글로벌 우주산업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국의 우주 경쟁은 기존의 안보·군사 분야에서 경제·산업 분야로 새롭게 이동 중이다. 항공우주 분야가 ‘뉴스페이스’ 시대에 돌입하게 된 것도 세계가 더는 지구에서 혁신적 먹거리를 찾을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지구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무한한 기회의 장(場)이자 엄청난 시장이다. 이 기회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우리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반도체의 기적에 이어 대한민국의 세 번째 기적은 우주의 기적이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2027년까지 우주펀드 규모를 1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고 2045년까지 100조 원 가치의 우주산업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정부는 2032년 달을 탐사하고,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엔 화성에 무인 탐사체를 보내 태극기를 꽂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주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위상은 초보적 수준이다. 특히 미국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를 비롯해 민간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중국은 우주정거장에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르며 ‘우주 배송’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달·화성 탐사에서도 미국·중국·인도·일본은 물론 아랍에미리트(UAE)도 우리보다 앞서 있는 상황이다.

현재 520조 원 규모인 각종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는 2040년엔 1400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우주산업에서 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과 예산이 지원되어야 한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를 주도할 민간 우주산업 육성 정책을 위해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기대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