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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 출신의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무역의 날을 맞아 제조업·수출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노동자와 기술인 90여 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했다. 조선·자동차·전자·기계·방산·해운 등 한국 산업의 성장을 직접 떠받쳐 온 인물들을 국가 행사에 정식 초대해 공로를 재조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와 문화 경쟁력 역시 결국 경제력과 산업 기반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를 평화적으로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회복한 과정에서 세계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주목했다”며 “이 모든 평가의 바탕에는 산업·기술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문화 분야와 관련해서도 “K-팝이 알려지면서 ‘문화가 인정받나 보다’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순방에서 체감하는 국격은 그 이상”이라며 “산업·과학기술·제조 역량이 대한민국의 힘 그 자체”라고 역설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더 성장하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공정하게 기회를 누리고, 기여한 만큼 정당한 몫을 보장받는 공정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산업화 시대부터 오늘까지 각 분야의 노동 현장을 지켜온 ‘산업 역군’들이 참석했다. 1973년 포스코 1고로에서 첫 쇳물을 뽑아낼 때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이영직 전 토건부 차장, 구로공단 1세대 여성 노동자 강명자 미싱사, 선박 도장 기술을 대를 이어 이어온 백종현·백승헌 씨 부자, 국산 지상화기 개발을 이끈 ‘K-방산 명장’ 박정만 씨, 초기 파독 광부 심극수 씨 등이다.
이 대통령은 강명자 씨에게 “나도 미싱을 돌리고 재단사 일을 하던 시절이 있다. 미싱사들이 졸다가 손톱을 바늘에 찔리는 장면을 직접 봤다”며 자신의 경험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영웅들”이라며 “대한민국의 중심에는 노동자와 기업인이 있다”고 거듭 말했다.
산업재해 문제를 두고는 강한 어조를 유지했다. 그는 “왜 산업현장에서 죽는 사람이 이렇게 많나. 대형 사업장은 감소했다지만 중소 사업장은 오히려 늘었다”며 “압박도 하고 수사도 하고 야단도 치는데 잘 줄지 않는다. 이런 부분은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피땀으로 여기까지 온 나라다. 앞으로는 산업재해가 없는 일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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