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관행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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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O 독립성·KPI 사전합의권 등 자율개선 유도

이선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9 14:00:53

금융감독원이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에 소비자보호 중심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촉구하고 구체적인 모범관행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관련 전금융권 간담회’를 통해 최근 급증하는 민원과 소비자 신뢰 저하 문제를 언급하며,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이 앞장서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찬진 금감원장과 19개 금융회사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 원장은 “홍콩 ELS 사태는 금융사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의 취약점을 드러낸 대표 사례”라며 “금융회사의 단기성과 중심 경영이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영진이 책임지고 거버넌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이사회, 내부통제위원회, 소비자보호 담담임원(CCO), 소비자보호부서, 금융지주회사의 역할 등 다섯 개 부문으로 나눠 구체적인 모범관행이 소개됐다. 금감원은 이를 기반으로 금융회사의 자율적인 소비자보호 체계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사회는 소비자보호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기구로서,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됐다. 특히 내부통제위원회의 운영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는 대표이사(위원장) 등 주요 임원들이 참여해 경영계획과 KPI 설계의 적정성을 조정하고, 중요 민원 및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해 사전 대응하는 기능을 담당하도록 했다. 회의는 반기 1회 이상 대면 개최하고, 서면회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회의안건 사전 송부기한과 명확한 회의록 작성을 제시했다.

소비자보호 담당임원(CCO)은 이사회를 통해 선임하고 임기를 2년 이상 보장하며, 영업부서 견제를 위한 상위직급 배치를 명문화했다. 이해상충 업무 겸직 금지, 성과보상에서의 재무성과 연계 배제도 포함됐다. 특히 KPI 설계 시 배타적 사전합의권과 개선요구권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소비자보호부서는 조직 규모와 전략에 맞춰 인력을 충분히 배치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인력 충원 여부와 업무량을 평가할 것을 권고했다. 최소 3년 이상의 전담 인력을 유지하며, KPI는 고객 이익 중심으로 설계하라는 방침도 포함됐다.

금융지주회사에는 자회사 소비자보호 수준의 전반적 관리를 요구했다. 지주사는 자회사에 대한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점검, 소비자보호지표 반영, 협의체 운영 등을 수행하고 자회사는 이에 성실히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모범관행을 즉시 업계에 전파하고, 실태평가 시 거버넌스 평가 항목의 비중을 상향하는 한편, 현장 평가를 통해 내부통제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금소법 및 감독규정 개정도 추진 중이다.

한편 지난해 민원 건수는 11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24% 급증한 가운데, 금감원은 단순 민원처리 수준을 넘어 민원 예방 중심의 체계적인 내부통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거버넌스 항목의 가중치는 기존 23.4%에서 26%로 상향되며, 지주회사 보고 등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다. 평가 우수기관에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금감원은 향후 거버넌스 모범관행의 정착을 위해 업계와 긴밀히 협의하고 실질적인 소비자 체감 보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경영진이 책임지고 소비자 중심의 조직문화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선주 기자 sj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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