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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의 상당 부분이 노년층의 진료비로 지출됐고 재정의 상당 부분은 젊은 세대가 낸 보험료라는 점.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는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28조5555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급여지출은 15조3000억 원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급여 지출은 13조2000억 원이다.
건강보험은 내가 낸 보험료만으로 내 진료비를 충당하는 구조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낸 보험료를 모아두었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급여가 지급된다.
이번 통계는 폐암-만성폐쇄성폐질환 알코올성 간질환 등 술 담배와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된 질병 군의 진료비 기준으로 집계했다.
흡연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액을 보면 2024년 한해 3조4965억 원 음주 3조184억 원으로 총 6조5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건강보험에서 지출됐다. 이는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32.3%인 1조5000억 원이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연령대별로는 고령층에 집중됐다. 지난해 기준 흡연 관련 건강보험 환자 수는 265만명이며 이중 60대 이상이 165만명으로 전체 64.0%를 차지했다. 음주 관련 연령도 318만 명 중 185만명이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출과 지원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흡연은 담배부담금으로 조성된 건강증진기금에서 일부 보전된다. 2023년 기준 약 1조8000억 원이 건보 재정으로 지원됐다. 그러나 같은 해 흡연 진료비는 3조2000억 원이어서 1조4000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2020년 7260억 원이던 흡연 진료비 적자가 불과 3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김선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의원은 “흡연과 음주는 단순한 개인의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니라 지난 5년간 28조 원 이상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시킨 주요 요인이다”며 “이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예방 중심의 건강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음주로 인해 건강보험 급여가 지난 5년간 13조 원 이상 지출되고 있는데도 아직 음주 관련 건강보험 지원 대책이 전무한 상황아다”며 “정부는 시급히 관련 전문가들과 논의하여 흡연·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줄이고 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탄탄하게 운영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건강보험이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2033년 준비금이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에도 적자는 지속 확대돼 2065년에는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가 3%까지 악화할 것이라고 추산됐다.
이런 적자 구조를 바꾸려면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보험료율을 먼저 결정하고 이에 근거해 가격을 결정하는 재정 운용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지적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금 건강보험 지출은 가파르게 늘고, 인구 고령화도 본격화하면 적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며 “정부가 단기 처방이 아닌 재정 안정화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담뱃세 인상은 원래 흡연율을 낮추고 발생한 재원은 금연 캠페인과 건강보험 재정에 투입하는 게 취지다”며 “그러나 그 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걸 건보료로 덮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경증 질환을 줄이고 중증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은 없다”며 “국민 설득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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