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º
습도 30%
전주 29º
습도 60%
여수 27º
습도 65%
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고 ...'))
북한이 정권수립 77주년(9·9절)을 맞아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고 체제 결속을 과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설에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재확인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축전을 보내 북중 관계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보가 경제난을 덮기 위한 내부 결속용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국기게양식 및 중앙선서모임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새 조선의 창건이 선포된 그날부터 시작된 77년간의 강국 건설 위업은 지금 우리 국가가 획득한 비상한 지위로써 긍지 높이 총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핵’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비상한 지위’는 사실상 핵보유국을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제는 그 누구도, 그 무엇으로도 우리 국가의 절대적 지위와 안전을 해칠 수 없다”며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륭성시대의 흐름은 어떤 힘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해외군사작전에 투입된 우리 군대의 장령, 군관, 병사들에게 뜨거운 전투적 경례를 보낸다”며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사회주의는 공화국의 영구한 존립과 무궁한 발전의 초석이자 무진한 동력”이라며 ‘우리식 사회주의’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김 위원장과 당·정 간부들이 붉은 머플러를 들고 선서를 통해 사회주의 체제와 정권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정치국 상무위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군 지휘관 등이 대거 참석했으며 일부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북중 관계도 이번 기념일을 계기로 부각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중조(북중) 양국은 산과 강이 이어진 전통적 친선의 이웃”이라며 “양국 관계를 수호하고 공고히 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김 위원장이 이달 초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신과 다시 상봉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설계도를 공동으로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교류·협조를 긴밀히 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축전 전문은 노동신문 1면에도 게재돼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됐다. 이는 북·중·러 협력 구도 속에서 북중 관계의 특별함을 부각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9·9절을 맞아 국기게양식과 중앙선서모임 외에도 대규모 공연과 무도회를 개최했다. 평양 빙상관에서는 예술인과 체육인들이 참여한 공연이 열렸고, 개선문광장에서는 여성동맹 주최의 무도회가 진행됐다. 베네수엘라, 팔레스타인, 몽골 정상과 스웨덴 국왕 등도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적 성과 대신 군사력과 핵 보유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주목한다.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핵과 군사력뿐”이라며 “구호와 선전으로 체제를 유지하려 하지만 이는 곧 경제적 무능의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개혁·개방을 거부하는 것은 소련·동유럽식 내부 붕괴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라며 “베트남·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체제를 유지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러시아·중국조차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세 나라는 경제·정치 체제·가치관이 모두 달라 혈맹으로 발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북한이 국방력만 강조하는 것은 체제 위기의 방증”이라며 “한국 정부는 군사적 과시에 단순 반응하기보다 그 이면의 구조적 한계를 읽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중·러 구도를 성급히 ‘신냉전’으로 규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전술적 협력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