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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가 미국 시장에서 소주 대중화의 물꼬를 트며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과일소주 ‘순하리 처음처럼(순하리)’을 앞세운 채널 확대 전략과 현지화 마케팅이 성과를 내면서, 미국 내 소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11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순하리의 미국 내 판매 채널은 올해 상반기 2만3000여 개 점을 돌파했다. 이는 2023년 말 2700여 개 점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소주 판매 지역도 같은 기간 26개 주에서 48개 주로 확대되며 약 85%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은 미국 대형 유통망 진출이 견인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부터 코스트코(Costco), 타겟(Target), 크로거(Kroger), 알버슨(Albertsons) 등 현지 주요 유통 체인에 순하리와 새로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다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최대 주류 유통사 중 하나인 ‘E&J 갤로(Gallo)’와의 협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갤로는 110여 개국에 와인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롯데칠성음료는 갤로와 2023년 12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실적도 뚜렷하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과일소주 수출액은 연평균 38% 성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일반 소주(처음처럼·새로) 역시 같은 기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 라인업도 강화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현지에서 ‘순하리 자두’ ‘순하리 리치’ 2종을 출시하고 SNS 이벤트를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섰다. 두 제품은 2025 샌프란시스코 주류품평회에서 각각 더블 골드와 실버를 수상하며 품질 경쟁력도 입증했다.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현장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8월부터 플로리다·위스콘신·텍사스 등 주요 대학 풋볼 경기장에서 시음 행사와 굿즈 제공을 진행했고, 미국 프로축구팀 LA갤럭시 홈구장에 ‘순하리 바’를 운영하며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갤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채널 다변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한국 소주가 위스키, 맥주처럼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자리잡도록 현지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내 소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올해부터 매년 9월 20일을 ‘소주의 날’로 제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를 기념한 행사에서 순하리와 처음처럼, 새로를 알리며 한국 소주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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