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진 고발…영풍 “사적 자금 사용, 배임행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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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박기덕, 액트와 수억 자문계약 체결…주총 의결권 개입 혐의

주경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1 11:39:43

▲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진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사진=영풍 본사

고려아연 경영진이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전용했다는 혐의로 최대주주인 영풍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영풍은 11일 서울용산경찰서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사장,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를 상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사장은 지난 4월 액트와 총 8억 원 규모의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액트는 이를 바탕으로 고려아연 소액주주연대를 조직하고, 주주총회 의결권 위임장 수거, 전자위임장 시스템 운영 등을 지원했다. 영풍은 이러한 계약이 회사 자금을 이용한 사실상 ‘경영권 방어 자금’이라며 부당한 이익 제공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634조의2는 경영진이 주주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회사 자금으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영풍은 해당 조항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액트 이상목 대표가 금전을 수수한 사실도 상법상 이익수수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자문계약은 회사 전체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경영진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영풍은 이번 행위가 상법 위반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고발장에서는 “회사의 자금은 주주와 회사의 공동이익을 위해 쓰여야 함에도, 이를 경영권 방어에 사용한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

영풍은 액트와 고려아연, 그리고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KZ정밀이 자본시장법상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도 제기할 방침이다. 영풍에 따르면 액트는 정식 권유대리인 등록 없이 다수의 주주들과 주총 안건 관련 접촉을 진행했으며, 의결권 권유업무를 수행하면서도 필요한 서류를 교부하지 않는 등 관련 절차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법 제152조는 의결권대리행사 권유 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형사처벌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고발은 경영권 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과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라며 “수사기관이 관련 혐의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주경준 기자 gjju@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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