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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7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렸다. 국방부는 2026년도 국방예산 정부안을 올해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 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방위력 개선비는 20조1744억 원(13% 증가), 전력운영비는 46조1203억 원(6.3% 증가)이다.
이날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될 SM-3 요격미사일 도입 예산이 처음 반영된 것이다. SM-3는 고도 90500㎞ 상공에서 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내년 예산에는 착수금 10억 원이 배정됐다. 방사청은 당초 30여 발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사업 기간과 물량을 조정해 2026년부터 2032년 까지 20여 발을 들여올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839억 원 규모다.
정조대왕함급 이지스 구축함은 총 3척이 건조된다. 기존 SM-6(종말단계 요격)에 더해 SM-3가 배치되면 북한 탄도미사일을 중간·종말 단계에서 동시에 막을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요격망은 크게 세 가지 층으로 이뤄져 있다.
패트리엇(PAC-3)은 고도 20㎞ 이하에서, 사드(THAAD)는 40~150㎞ 구간에서 종말 단계 요격을 담당한다. 그러나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고각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경우, 이 두 체계만으로는 방어에 한계가 있었다. SM-3가 배치되면 고도 500㎞ 상공까지 요격 범위가 확장돼 사실상 한반도 전역을 덮는 다층 방어망이 구축된다.
SM-3는 미국·일본 해군이 이미 실전 배치해온 검증된 무기다. 한국이 이를 도입함으로써 한미일 3국 간 해상 미사일 방어 협력도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미 해군 이지스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과 한국 해군 정조대왕함이 SM-3를 공동 운용한다면, 동북아 해역 전체를 포괄하는 연합 미사일 방어망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치·외교적으로도 민감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한미일 미사일방어 협력을 ‘동북아판 나토화’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M-3와 더불어 주목할 점은 한국형 3축 체계 예산의 확대다. 내년 예산은 8조9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22.3% 늘었다.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선제타격 능력)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 △KMPR(대량응징보복)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는 KF-21 전투기 양산,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확충, 정밀타격 수단 확보에 각각 수조 원이 투입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억제 전략은 단순 방어가 아니라 공격·방어·보복을 포괄하는 입체적 체계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국방 연구개발(R&D) 예산의 19% 증액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레이저 요격무기·전자기펄스(EMP) 무기·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 체계, 드론 전사 양성 사업은 모두 미래전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후보군이라는 평가다. ‘50만 드론전사’ 계획은 전 장병이 드론 운용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인공지능·무인화 흐름을 병영 차원에서 제도화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신규 사업도 잇따라 편성됐다. 국산 전투기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54억 원), 소형무장헬기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70억 원), 장거리·해안감시레이더 양산(59억 원) 등이 내년부터 시작된다.
전력운영비에는 장병 생활여건 개선이 반영됐다. 급식과 피복 품질을 높이고 병영 숙소를 현대화하며, 예비군 훈련비도 인상된다. 국방부는 “생활여건 개선을 통해 장병 사기와 전투력을 동시에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압도적 대응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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