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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다이소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 A씨는 “찌든 때를 지우는 데 그동안 독일 제품을 사용했다. 청소업체에서 일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썼는데, 요즘은 다이소에서 파는 3000원짜리 청소용 에탄올을 쓴다”며 “가격이 2만5000원인 독일 제품보다 성능이 더 좋아 깜짝 놀랐다. 이런 제품은 말 그대로 ‘혁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이소는 소비자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불황기에도 매출을 늘리며 합리적 소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고, 단순한 저가형 잡화점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다이소의 성장 스토리는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다이소의 강점은 접근성과 상품 구성에서 출발한다. 전국 단위로 촘촘히 구축된 매장망은 소비자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읍·면 단위까지 매장을 확장해 생활밀착형 유통 모델을 구현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매장에 들어가면 꼭 필요한 물건을 한두 개씩 구매하게 되고, 이 같은 경험이 반복되면서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게 됐다.
대표 전략은 ‘5000원’ 가이드라인이다. 다이소는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1000원에서 5000원 사이 가격대로 구성해, 소비자에게 명확한 가격 기준을 제공한다. 문구류, 소품, 장난감,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품목이 5000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은 ‘실패 없는 쇼핑’을 경험한다. 이러한 가격 전략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나아가 국내 유통업 전반의 가격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경쟁 유통업체들이 다이소의 가격 체계를 벤치마킹하면서 ‘5000원 이하 생활용품’은 하나의 시장 표준이 됐다.
가격 전략의 힘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다이소는 매출 약 3조9680억 원, 영업이익 3711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8%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이 9%에 달한다는 점은 생활잡화 전문점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불황기에도 저가 생활용품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다이소는 경기 역풍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가격 경쟁력의 핵심은 공급망 관리에 있다. 다이소는 대량 구매와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자체 기획상품(PB) 개발로 중간 유통 비용을 최소화했다. 해외 소싱과 국내 협력사 네트워크를 균형 있게 운영해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면서도 가격을 낮게 유지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소비자는 ‘가성비’ 높은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품질 또한 중요한 경쟁력이다. 다이소는 초기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안전성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제품군을 확충했다. 주방용품, 화장품, 수납 정리용품 등에서는 오히려 중저가 브랜드와 경쟁할 만한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SNS에서는 다이소 제품이 ‘인생템’ ‘가성비템’으로 회자되며 자발적인 입소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마케팅에 참여하는 효과를 만들어내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소비 트렌드 변화 역시 다이소 성장에 힘을 보탰다. 최근 몇 년간 ‘가치 소비’와 ‘실속 소비’가 확산되면서 합리적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다이소로 몰렸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생활필수품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고가 브랜드보다 다이소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이는 불황기에 강한 다이소의 저력을 입증한다.
다이소는 해외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K-리빙’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며, 현지에서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다이소 브랜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이소는 합리적 가격과 품질을 무기로 해외 소비자에게도 ‘가성비 브랜드’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는 더 이상 단순한 저가 잡화점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구조를 바꾼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했다”며 “가격·품질·접근성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추면서 소비자에게는 합리적 선택의 대명사, 유통업계에는 가격 혁신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이소의 행보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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